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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바다에 인생을 걸었나 - 어민의 이야기

by arichcountry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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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보고 자랐습니다. 새벽이면 안개 낀 선착장 위로 사람들의 고요한 발소리가 들렸고, 그 속엔 항상 생계라는 단어가 함께했습니다. 바다는 누군가에겐 여행지이고 휴식처겠지만, 나에게는 삶의 현장이었고, 곧 인생 그 자체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저 우리에게 주기만 했든, 나의 인생과도 같은 바다를 이제는 나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바다를 보며 고민에 빠진 어부사진

1. 바다는 내게 첫 번째 학교였다

우리 동네 대부분에 바닷가 사람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방학이면 배를 탔다고들 합니다. 나는 뒤늦게 바다를 알게 되었지만 주위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은 어릴 적부터 그물 묶는 법, 고기 손질하는 법, 날씨 읽는 법을 배웠고, 비가 올 때 바람이 어떻게 바뀌는지, 구름의 색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를 익혔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인내와 책임, 자연의 흐름을 바다에서 먼저 배웠다고 합니다. 그곳은 그들의 에게 삶의 기술을 가르쳐준 첫 번째 학교였고, 그 기억은 지금도 그들의 배를 띄울 때마다 몸에 밴 듯 남아 있을 것입니다.

2. 어업은 단순히 '고기 잡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어업을 단순히 ‘물고기 잡는 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자연과 대화해야 하고, 바다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조업을 나가도 될지, 바람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조류는 어디로 움직이는지. 하루 한 번의 판단이 생계를 좌우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일은 매일매일이 결단의 연속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바다가 준 것들, 그리고 빼앗아간 것들

바다는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터를 주었고,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잔인하게도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을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선들의 장비가 많이 발전했지만 예전에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가족들을 건사하기 위해 바닷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4. 나는 왜 아직도 이 길을 걷는가?

그렇다면 왜 나는 아직도 이 길을 걷고 있을까? 솔직히 말해, 어업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른 새벽에 나가 오후 늦게 돌아오면 녹초가 되기도 하고, 장비 손상, 연료비, 어획량 불안정, 이 모든 게 스트레스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고생을 견디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다가 내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수평선을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세상의 그 어떤 부유함보다 풍요롭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5. 바다를 지켜야 하는 이유

최근 들어 바다는 점점 병들고 있습니다. 쓰레기, 오염, 기후 변화… 해마다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고, 익숙했던 바닷속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단지 고기를 잡는 어민이 아니라, 바다를 지키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후대에게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6. 후배 어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젊은 세대들이 어업을 기피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미래, 고된 노동, 불안정한 수익… 모두 부분들을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 일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바다는 정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한 만큼 주고, 사랑한 만큼 품어준다고 느낍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 오래가는 관계를 바다와 맺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나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7. 마무리하며: 바다와 함께 늙어간다는 것

나는 어느덧 바다에서 30년을 보냈습니다. 햇빛에 그을린 손, 바닷물에 굳어진 발… 이 몸은 점점 지치지만, 바다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설레기도 하비다.

나는 바다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때로는 속을 뒤집는 바람도 있었고, 하염없이 비만 내리는 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나는 바다를 지키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바다의 소중함을 기억해 주길 바라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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