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지구의 허파이자, 수백만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에서 바다는 단순한 경치 이상의 존재이며, 실제로 수산업과 관광업, 레저 활동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바다가 지금 심각한 병에 걸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바로, 해양쓰레기 문제입니다. 해양쓰레기는 생태계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어업인의 삶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현재 저는 경남 사천에서 살포식 어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밭을 갈고 작물을 심듯이 저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는 육지와 마찬가지로 바다갈이라고 하는데, 늘어나는 해양쓰레기 때문에 바다갈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청소작업이라고 명합니다. 이렇듯 일반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어민들은 해양쓰레기에 심각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매년 청소 작업 비용만 수천만 원을 넘습니다.)
1. 해양쓰레기의 정의와 유형
해양쓰레기란 바다로 유입된 인위적인 폐기물을 뜻합니다.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플라스틱병, 비닐봉지, 스티로폼, 유리조각, 고철, 담배꽁초, 폐건전지부터, 어업 활동 중 버려진 폐어구(그물, 낚싯줄, 부표 등)까지 포함됩니다. 쓰레기의 출처도 여러 가지입니다. 육상에서 하수구나 하천을 통해 흘러 들어오기도 하고, 해상에서 불법 투기되거나, 자연재해(태풍, 홍수 등)로 인해 바다로 떠내려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해양쓰레기가 시간이 지나도 자연 분해되지 않고 수십 년, 심지어는 수백 년 동안 바다에 남아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점입니다.
2. 어업인 입장에서의 해양쓰레기 피해
해양쓰레기의 피해는 단지 환경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삶을 이어가는 어업인에게는 생계를 위협하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옵니다. 어민인 저 역시도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 보면, 고기보다 먼저 걸려오는 것이 쓰레기인 날이 있을 정도입니다.
① 어획량 감소와 유령어업(Ghost Fishing)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이나 낚싯줄은 물고기를 지속적으로 잡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그물들은 회수되지 않기 때문에, 죽은 물고기가 또 다른 물고기를 유인해 계속해서 생물을 죽이는 유령어업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자원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국내 어업인들이 말하길, 조업을 나가면 예전보다 물고기 떼를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② 어망 및 장비 손상
조업 중 그물에 해양쓰레기가 엉겨 붙으면 그물이 찢어지거나 변형됩니다. 특히 폐로프나 전선, 녹슨 철제 조각 등은 어구에 치명적인 손상을 줍니다. 장비 교체 비용도 큰 부담이고, 당장 어획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선외기의 모터에 비닐이나 로프가 감기기라도 하면 수십만 원이 들고, 하루 조업을 통째로 망치게 되죠.
③ 작업 시간 증가와 신체적 피로
쓰레기가 섞인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 보면, 한 번 그물을 올릴 때마다 분류하고 제거하는 작업에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일도 많습니다. 특히 고령의 어업인들에게는 이 작업이 체력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 되며,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④ 감정적인 스트레스와 무력감
조업 중 계속해서 쓰레기만 걸려오면 “내가 이걸 하려고 배를 탔나”라는 생각이 들며, 점점 일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게 됩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어촌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바다의 오염으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3. 실제 사례: 전남 고흥의 해양쓰레기 문제
전남 고흥군의 한 어촌마을은 매년 여름이면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에서 해양쓰레기가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매번 자비를 들여 해안가를 청소해야 했고, 폐스티로폼 부표와 폐그물, 생활쓰레기들이 바다에 밀려들어 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마을 어촌계장 A 씨는 말합니다. “어장 하나 정리하려면 하루 종일 걸립니다. 어망에 걸린 부표 하나를 빼내려다 다치는 사람도 있고, 물속 시야가 쓰레기 때문에 1m도 안 보여요. 이제는 해양환경 정화가 어업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4.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
해양쓰레기는 단지 어업인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바다 생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거북이는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해 삼키고, 물고기는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인식해 섭취하게 됩니다. 결국 이 독성 물질은 인간에게 되돌아오며, 인체에 알레르기, 호르몬 교란, 암 유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티로폼은 바닷속에서 잘게 부서지며 해양저에 침적되고, 광물질과 화학물질을 흡착시켜 바다 밑 생태계까지 위협합니다. 조개류, 새우, 멸치 같은 작은 생물들이 이 미세입자를 섭취하게 되면 그 영향은 먹이사슬 전체로 퍼지게 됩니다.
5. 정부의 대응과 현장의 현실
해양수산부에서는 매년 ‘해양폐기물 종합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연안 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실제 어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예산 부족, 관리 사각지대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어민이 쓰레기를 수거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어촌계에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미미해 자발적인 참여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6.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천들
- 비닐, 플라스틱 제품 사용 줄이기 (장바구니, 텀블러 사용)
- 바닷가 방문 시 쓰레기 되가져오기 캠페인 참여
- 지역 해양환경 보호 활동 또는 자원봉사 참여
- SNS, 블로그 등을 통해 문제 알리기 (환경 인식 개선)
- 어촌계 활동 및 해양청소 프로그램에 시민 자원봉사자로 참여
작은 변화가 모이면,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바다를 지키는 일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 먹는 생선, 내가 가는 해변, 그리고 내가 사는 지구를 지키는 일입니다.
7. 마무리하며
해양쓰레기는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 건강, 그리고 어업인의 삶까지 위협하는 복합적 재난입니다. 특히 어업에 종사하는 제 입장에서 해양쓰레기는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며, 바다가 조금씩 병들어 가는 모습을 목격할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는 고요한 듯 보이지만, 그 아래에서는 생명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해양 환경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작더라도 실천을 시작한다면 바다는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바다의 목소리가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말씀드리자면 바다는 지금껏 우리에게 아낌없이 많은 것을 내어주는데 반면에 우리는 바다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낌없이 주었든 우리의 바다 우리가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필자는 필자는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바다와 어업, 해양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꾸준히 전하겠습니다. 바다를 위한 작은 발걸음에 함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